2022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

2022 23rd SEOUL QUEER CULTURE FESTIVAL


인 사 말


안녕하세요,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입니다.


2020년과 2021년을 휩쓴 팬데믹 위기는 우리의 현실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2년여 시간 동안 겪은 상실, 단절의 경험은 우리의 삶을 위기로 몰아넣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우리에게 공동체의 삶에 대하여 다시 자각하고 배우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나의 안전이 다른 이에 대한 낙인과 배제에서 오는 것이 아닌 서로의 안전을 함께 지킬 때 올 수 있다는 것과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개개인의 위기 속에서 사회의 안전장치가 보편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너무나 소중하고 또 당연한,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잊지 않고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6월에는 성소수자의 가시화와 자긍심을 북돋기 위한 많은 사회의 노력이 다양한 이벤트로 펼쳐집니다. 다양한 기업들과 단체들, 소셜미디어에서도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를 기념하는 행사와 이벤트 그리고 다양한 기념 굿즈들을 선보이고 무지개 깃발을 내걸고 있습니다.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한국 사회에서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는 너무나 반가운 한국사회의 변화이며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의 증명하기도 합니다. 이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차별금지법을 15년 동안 제정하지 않고 있는 정치권에도 무지개 바람이 불기를 기대해 봅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가 2년간의 긴 터널을 지나 현장으로 돌아옵니다. 뜨거운 열기가 넘치는 현장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기 위한 여정에는 부족한 예산, 부당하고 차별적인 행정 등 수많은 난관들과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현장을 만들기 위한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이 있다 하여 우리의 현장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우리의 자긍심 역시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기에,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현장에서 우리는 만날 것입니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3년만의 열기 넘치는 현장이 될 '서울퀴어퍼레이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라는 두 개의 현장이 펼쳐질 '한국퀴어영화제',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굿즈를 만나볼 수 있는 '레인보우굿즈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닷페이스의 기증으로 지난 2년간 진행되었던 '온라인퀴어퍼레이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와 함께 펼쳐집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올해의 서울퀴어문화축제는 더욱 다양한 참여 방식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자긍심의 장이 될 것입니다.


23번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서울의 곳곳에서 그리고 온라인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7월의 뜨거운 시간 속에 더 뜨거운 우리 모두의 자긍심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공식 일정


2022. 07. 15 (금) ~ 07. 31 (일)

공식 슬로건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



길지 않은 지난 시간 동안 우리의 개인적 삶과 사회적 관계에는 많은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팬데믹 위기는 지속되고, 전 지구적인 사건으로 또 하나의 침략 전쟁이 발발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선거 때마다 반복되어온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배제는 이번에도 되풀이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을 떠나보내야 하기도 했고, 서로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안부를 묻고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각 구성원들은 자신의 아픔을 견디며 일어섬과 동시에 주변까지 돌아보며 묵묵히 한발 한발 내딛고 있습니다. 그렇게 혐오와 차별, 팬데믹 위기, 자연재해와 전쟁 속에서 서로를 돌보며 삶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나비의 날갯짓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생존을 위한 기초적인 움직임이지만, 이 움직임이 작은 바람을 만들고, 작은 바람이 큰 바람을 만들어내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내가 있음을 사회에 증명하고 표현하는 것 역시 삶을 살아내기 위한 기초적인 움직임일 것입니다. 때로는 그 움직임이 작다고 무시당하기도 하고, 혼잣말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의 존재 방식을 드러내고, 더 큰 걸음,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꿋꿋이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것은 분명히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2000년, 퀴어문화축제의 첫해에는 비 오는 날 50명 남짓의 인원이 대학로를 두 바퀴 걸었고, 200명의 인원이 강당에 모여 공연과 좌담을 함께 하였습니다. 내가 성소수자임이 드러날까 하는 무서움과 두려움에도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작은 설렘의 박동으로 우리는 작지만 소중한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그리고 그 걸음에는 이내 1,000명이, 3,000명이 함께 하더니 어느새 160,000명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축제는 온라인으로 계속되며 우리 공동체가 서로에 대한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2022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입니다.

우리가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과 동력이 될 것입니다.

첫 움직임을 시작했던 그 마음으로, 작지만 꿋꿋하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고, 함께하고, 나아갑시다.


2022 제 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 포스터

2022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

2022 제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

2022 제22회 한국퀴어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