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6년 제17회 퀴어문화축제 슬로건을 발표하며>
누군가의 하루를 떠올려 봅니다.
나는 엄마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는 딸이었다가, 버스에 올라탄 승객이 되고,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도 되어 보고, 카페에서 주문을 받는 알바생이 되기도 합니다. 짬짬이 벗과 카톡을 주고받는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하지요.
오늘 하루 동안에도 많은 ‘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나는 대체 누구일까요. 나는 딸인 걸까요? 아니면 학생인 걸까요? 혹은 그 모두를 단순히 합하면 ‘내’가 되는 걸까요? 그 어떤 말도 나를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나 한 사람이 입고 다니는 나의 모습만 꼽아보아도 여러 가지인데,
세상에 흩뿌려진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한 종류의 사람 — 시스젠더 이성애자여야 한다는
말은 너무 터무니없습니다. 뭘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L, G, B, T, A, I, Q… 이렇게 말은 하지만 사실 알파벳 26글자를 몽땅 끌어온대도 우리 모두의,
제 각각의 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고유한 삶들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겁니다.
우리는 그냥 퀴어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여기에 이렇게 서 있습니다.
누군가가 멋대로 불법 딱지를 붙인다고 해서 간단히 지워질 수 있는 존재도 아닙니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우리는 계속 거리를 행진하고, 축제를 벌일 겁니다.
6월의 탁 트인 광장에서 신나게 놀 겁니다.
QUEER I AM — 나는 퀴어하며, 여기 내가 있습니다.
우리 존재 파이팅.
일상의 터전에서도, 축제의 장에서도, 우리는 어디서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그러므로 퀴어하게 살아갑니다.
6월의 광장에서 만납시다. 우리 얼굴 한 번 봐요. 우리가 얼마나 퀴어하고, 당신이 얼마나 퀴어한지, 바로 그 때문에 우리가 만드는 무지개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퀴어퍼레이드의 현장에서 당신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QUEER I AM , 우리 존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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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제17회 퀴어문화축제 슬로건을 발표하며>
누군가의 하루를 떠올려 봅니다.
나는 엄마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는 딸이었다가, 버스에 올라탄 승객이 되고,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도 되어 보고, 카페에서 주문을 받는 알바생이 되기도 합니다. 짬짬이 벗과 카톡을 주고받는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하지요.
오늘 하루 동안에도 많은 ‘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나는 대체 누구일까요. 나는 딸인 걸까요? 아니면 학생인 걸까요? 혹은 그 모두를 단순히 합하면 ‘내’가 되는 걸까요? 그 어떤 말도 나를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나 한 사람이 입고 다니는 나의 모습만 꼽아보아도 여러 가지인데,
세상에 흩뿌려진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한 종류의 사람 — 시스젠더 이성애자여야 한다는
말은 너무 터무니없습니다. 뭘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L, G, B, T, A, I, Q… 이렇게 말은 하지만 사실 알파벳 26글자를 몽땅 끌어온대도 우리 모두의,
제 각각의 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고유한 삶들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겁니다.
우리는 그냥 퀴어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여기에 이렇게 서 있습니다.
누군가가 멋대로 불법 딱지를 붙인다고 해서 간단히 지워질 수 있는 존재도 아닙니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우리는 계속 거리를 행진하고, 축제를 벌일 겁니다.
6월의 탁 트인 광장에서 신나게 놀 겁니다.
QUEER I AM — 나는 퀴어하며, 여기 내가 있습니다.
우리 존재 파이팅.
일상의 터전에서도, 축제의 장에서도, 우리는 어디서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그러므로 퀴어하게 살아갑니다.
6월의 광장에서 만납시다. 우리 얼굴 한 번 봐요. 우리가 얼마나 퀴어하고, 당신이 얼마나 퀴어한지, 바로 그 때문에 우리가 만드는 무지개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퀴어퍼레이드의 현장에서 당신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QUEER I AM , 우리 존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