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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도 자 료
수신 | 각 언론사 문화부, 사회부 |
발신 |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
배포일시 | 2025.05.14(수) |
보도일시 | 기자회견 시작 후부터 보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문의 |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사무국 contact@sqcf.org |
제목 | 검열과 혐오에 굴복한 대학과 독립영화관, 그러나 한국퀴어영화제는 끝나지 않는다 - 이화여자대학교와 아트하우스 모모의 대관 거부를 규탄하며 |
목차 | 1. 발언 – 신효진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 2. 연대발언 1) 손희정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2) 홍다은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졸업생 3. 첨부 1) 2025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 사태 진행 경과 2) 기자회견 현장 사진 3) “우리는 계속 ___ 한다: 퀴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한국퀴어영화제가 이어질 수 있도록 당신의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캠페인 참여 메시지 중 일부 발췌 |
비고 | - [입장문] 불허된 것은 공간이 아닌 존재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아트하우스 모모의 2025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에 부쳐: https://www.kqff.co.kr/notice/?bmode=view&idx=163119785 |
검열과 혐오에 굴복한 대학과 독립영화관, 그러나 한국퀴어영화제는 끝나지 않는다 - 이화여자대학교와 아트하우스 모모의 대관 거부를 규탄하며- 이화여대와 아트하우스 모모, 외부 압력에 굴복해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 “기독교 정신에 반하는 영화제가 대학 공간에서 열려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과 서명운동이 대관 취소로 이어져-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 |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4월 30일,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개최를 위해 대관 합의를 완료했던 아트하우스 모모(이화여자대학교 ECC 내)로부터 대관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극장 측은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하는 영화 상영은 학교 내에서 허용할 수 없다”라는 학교 당국의 입장을 전하며, 다수의 민원이 접수되었음을 이유로 더 이상 대관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직위는 올해 3월 10일부터 극장 측과 대관 일정을 조율하며 협의를 시작했고, 3월 25일에는 대관 견적서를 수신한 뒤, 계약금과 잔금 등 납부 일정을 포함해 대관 계약의 모든 협의를 마쳤습니다. 이에 4월 28일, 극장 측은 최종 계약서를 조직위로 발송하였고, 계약서 서명만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한국퀴어영화제의 대관 계약은 수 주에 걸쳐 안정적이고 완전하게 진행된 합의였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에 반복적으로 제기된 민원과 “이화의 정체성을 위협한다”라는 주장이 극장 운영에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극장은 돌연 대관 합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대관 불가를 통보했습니다. 현재도 “기독교 정신에 반하는 영화제가 대학 공간에서 열려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이 서명운동과 온라인 여론몰이를 통해 지속되고 있습니다. “동성애를 홍보하지 말라”는 문구와 함께 유포되는 이러한 메시지들은 더 이상 단순한 반대 의견이 아닌, 성소수자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배제하려는 노골적인 혐오 언어이며, 시대착오적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기독교 창립이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종교적 가치를 빌려 표현의 자유와 문화 예술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작동한 것입니다. 특히 아트하우스 모모는 교육기관 내에 위치해 있더라도 시민에게 개방된 문화 예술 공간으로서, 공공적 기능과 책임을 지닌 장소입니다. 외부 민원과 압력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이던 절차를 중단하고, 특정 정체성을 이유로 상영을 거부한 이번 결정은 이 공간이 마땅히 지녀야 할 공공성과 예술적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한 것입니다.
조직위는 이번 사태를 단지 ‘대관이 허가되지 않은 사건’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는 표현의 자유, 문화 예술 활동의 자유, 그리고 소수자의 존재 자체에 대한 억압의 구조가 드러난 사건입니다. 특히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이 외부의 압력에 따라 독립적 판단을 포기하고, 자율성과 공공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이 사태는 교육공간으로서의 신뢰와 가치를 훼손한 일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이번 사건은 퀴어영화제라는 개별 행사의 존폐 문제를 넘어, 한국사회 전반에 여전히 만연한 소수자 혐오의 구조적 현실을 드러냅니다. 특정 정체성을 이유로 한 공공 공간에서의 배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기독교’ 혹은 ‘이념’이라는 명분을 앞세운 표현 검열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원칙을 흔드는 행위입니다. 혐오가 제도와 공간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사회는 누구에게도 안전하지 않으며,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침묵과 배제가 반복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모든 시민에게 되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소수자 혐오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과 제도적·문화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혐오에 타협하지 않고, 차별을 단호히 거부하는 원칙 위에서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를 다시 써야 할 때입니다.
한국퀴어영화제는 성소수자의 삶을 조명하고, 다양한 존재들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상상해 왔습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검열되지 않은 삶의 이야기이며, 있는 그대로의 존재입니다. 존재 자체를 ‘막아야 할 것’으로 규정하고, 행사 개최를 차단하는 이러한 시도는 민주사회에서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에 조직위는 이번 대관 불허 사태에 대해 5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공식 접수하였으며, 정보공개청구, 언론 대응, 시민사회 연대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입니다. 6월 20일 개막 예정인 영화제를 무사히 개최하기 위해서는 긴급구제가 시급하며, 이를 위해 이화여대와 아트하우스 모모의 즉각적인 조치와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됩니다.
이번 사건은 단지 장소의 문제가 아닌, 표현의 자유와 인권, 대학의 자율성과 공공적 가치에 대한 중대한 침해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성소수자와 퀴어영화를 지우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입니다. 우리는 존재하고, 우리는 멈추지 않으며,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는 반드시 이어질 것입니다. 불허되어야 할 것은 퀴어영화제가 아니라, 이념을 빌미로 한 혐오와 차별입니다. 이제는 혐오가 아닌 공존과 존중의 언어가 이 사회를 이끌어야 할 때입니다. 조직위는 이 사안이 남긴 질문과 과제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단호하고 책임 있는 대응을 이어갈 것입니다.
[연대발언1] 손희정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의 손희정입니다. 저는 오늘 교육과 연구에 책임을 지는 한국 학계의 일원으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지난 2024년 12월 3일, 저는 주디스 버틀러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와 함께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젠더 트러블>의 저자이기도 하고, 퀴어 이론의 대가로 손꼽히기도 하는 인물이죠. 버틀러 교수는 한국 첫 방문에서 그야말로 역사적인 일을 경험합니다. 날짜로 미루어 짐작하시겠지만, 바로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버틀러 교수를 다시 만났을 때, 저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험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계엄 무력화야 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스템의 승리 아니냐”고 말하고, 한국 사회의 성숙한 민주적 역량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그 ‘민주적 역량’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당시 버틀러 교수에게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이틀에 걸쳐 물밀 듯이 밀려든 반대 민원 끝에 경희대학교가 그의 강연을 취소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민원의 이유는 버틀러 교수가 ‘소아성애와 근친상간 합법화를 주장’하여 한국인을 타락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사실에 맞지 않는 거짓 선동이고 마타도어에 불과했지만, 극우 기독교의 민원은 학교 행정을 마비시킬 정도였습니다. 결국 동료 교수들 몇몇이 자발적으로 장소를 마련해 대학 밖에서 강연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12월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일어난 이 두 가지 일, 그러니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란과 극우 기독교의 “증오할 권리에 대한 요구”가 어떻게 만나는지, 지난 다섯 달 동안 여의도와 광화문, 그리고 용산과 서울지방법원 앞의 아스팔트 위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극우는, 극우 교회 및 극우 기독교들과 그 뿌리를 공유하고 있고, 타자를 적극적으로 배제하고 차별하겠다고 말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왜곡하는 그 기이한 열정을 먹고 자랐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자유와 평등, 그리고 상호 호혜적 관계를 위협하고 있는지는 명백하죠. 이는 물론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위협으로부터 대학 역시 자유롭지 않을뿐더러, 협박 민원에 쉬이 굴복함으로써 오히려 이런 상황을 방조하거나 더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등한 교육의 기회와 자유롭고 광활한 사유의 공간을 제공해야 할 대학이 악성 민원 앞에서 교육기관으로서의 존엄을 포기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붕괴입니다. ‘퀴어영화’조차 상영하지 못하는 공간이 어떻게 수많은 퀴어 학생들을 품을 수 있으며, 다양하고 풍부하고 새로운 사유를 낳을 수 있을까요?
물론 대학에 대한 위협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최근 미국에서도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원금을 담보로 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의 폐지, 친 팔레스타인 학생 단체 해산, 외국인 유학생 정보 제출 등을 요구하며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버드는 정부의 자금 삭감 위협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고, 그 직후 150개 이상의 미국 대학 총장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대학은 보복, 검열, 추방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사상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천명했습니다. 이는 미국 고등교육계가 극우 정부의 대학 독립성 침해와 혐오 정치에 집단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것이 민주사회가 대학이라는 상아탑에 기대하는 역할 아닐까요?
이화여자대학교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한국퀴어영화제에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한다”는 이유로 대관을 불허했습니다. 그 창립 이념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이화는 여성에게 교육의 문이 닫혀있던 시절, 용기 있게 그 문을 연 학교였습니다. 차별받는 소수자에게 누구나 읽고 말하고 쓸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빛나는 성소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이화가 자랑해야 할 창립 이념 아닐까요? 어째서 이화여자대학교는, 성소수자 차별을 통해 세울 십자가라는, 폭력적인 우상숭배의 덫에 걸린 것입니까?
아트하우스 모모는 이미 수많은 퀴어 영화를 상영해왔습니다. 상품으로서의 ‘퀴어’를 판매하는 것은 괜찮지만, 공동체의 경험으로서 퀴어영화제를 열고, 퀴어 예술을 함께 보는 것은 안 된다니, 이화여자대학교는 스스로 학문의 전당이기를 포기하고 장사꾼이 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교육이 ‘서비스’의 언어로 평가받고, 교수자가 서비스업 종사자로 여겨지는 세상이 되었다고 해도, 이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니, 그런 세상을 이화가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저는 오늘, 이화여자대학교뿐 아니라 한국의 모든 대학이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그 역할을 다 해, 스스로의 존엄과 사명을 지키기를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2] 홍다은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졸업생
안녕하세요.
“퀴어와 연대하는 이화여대 기독교학∙신학 공동체 입장문”을 작성한 사람 중 한 명인 홍다은입니다.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전도사이며, 무지개신학교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제가 이화에서 배운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이화는 새내기로 입학했을 때부터 지금껏 저에게 안전한 공동체가 되어 주었습니다. 제 신앙과 학문의 뿌리를 내려준 곳이기도 하고요. 10년간 이화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히 이화 졸업장을 따기 위해 보냈던 시간이 아니라, ‘이화인’으로서 삶의 가치관을 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변혁과 해방의 정신입니다.
그런데 지난 2일,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퀴어영화제의 아트하우스 모모 대관이 “이화여대 창립 이념인 기독교 정신에 반한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속상하고 수치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이화에서마저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이 ‘기독교 정신’을 앞세워 자행되었다는 사실이 저를 가장 아프게 했고, 깊은 책임을 느꼈습니다. 단언컨대, 이화에서 신학을 배우고 신앙을 키워간 우리가 믿는 바로는, 퀴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존재를 부정하고 내모는 폭력은, 기독교 정신도, 이화의 정신도 아닙니다.
이화의 창립 이념도 기독교 정신도 혐오와 배제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주의의 차별과 배제와 싸우셨고, 이화는 줄곧 가부장주의의 여성혐오와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혐오와 차별에 맞서 환대하고 연대하는 사랑, 충만하여 흘러넘치는 사랑이야말로 이화와 기독교 정신입니다.
예수님은 당시 유대교가 ‘죄인’으로 낙인찍은 자들, 즉 “세리와 창녀”, 가난한 자들, 병든 자들의 친구였고, 오늘날 교회가 배척하는 퀴어의 벗입니다. 예수님은 그 어떤 계명보다 앞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할 것을 지키라 하셨습니다.
이화는 배움이 허락되지 않았던 여성의 배움터와 피난처로 시작된 곳입니다. 선교사로 온 창립자 메리 스크랜튼 여사는 이화의 교육 목적이 “한국인이 보다 한국인이 되게 하고, 그것에 긍지를 가지게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것이 이화 헌장에 나온 “인간화”의 의미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 이화에는 이미 퀴어가 존재합니다. 퀴어 크리스천이 존재합니다. 이화의 교육현장에는 이미 성소수자 이화인들이 있습니다. 저도 퀴어 선후배 동기와 함께 이화동산을 누볐고, 지금도 성소수자 후배님들이 대강당에서 채플을 드리고, 강의실에서 토론하고, 학문관 소파에서 쪽잠을 자고, 모모에서 퀴어영화를 볼 것입니다. 그런데 퀴어의 존재가 학교로부터, 동문으로부터 부정당한다면, 이들이 어떻게 이화에서 안전하게 ‘여성의 인간화’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지난겨울, 수많은 여성들과 소수자들이 광장에서 “더 나은 세상”을 외쳤습니다. 이화인들도 새로운 세상을 위한 자리에 언제나 함께 해왔습니다.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를 수 있도록 행동해온 전통이야말로 “변화가 시작되는 곳, 이화”라는 슬로건이 지금까지도 많은 이화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퀴어영화제 대관 취소는 오히려 기독교 정신을 빙자하여 새로운 세상의 발목을 잡는 결정입니다. 정당한 절차도, 이화와 기독교 정신에 대한 숙고도 없이 일부 동문의 민원에 편승해 부당한 결정을 내린 학교 당국에도 깊은 유감과 실망을 표합니다.
저는 끝까지 이화에서 배운 대로,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혐오에 맞서 퀴어벗들과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첨부1] 2025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 사태 진행 경과
2024.06.15(토)~16(일) - 2024 제24회 한국퀴어영화제 진행
: 이화여대 내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12개국 39개 작품 무리 없이 상영
2025.03.10(월) - 2025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진행을 위한 극장 미팅 진행
: 2025년 영화제 진행을 위해 대관 관련 미팅 진행(조직위 3인, 아트하우스 모모 담당자 2인)
: 해당 일자에 대관 일정 없으며 대관 가능하다는 답변 수신
2025.03.14(금) - 극장 측에서 대관 확정 여부 문의
2025.03.24(월) - 극장 측에 대관 시간 및 대관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
2025.03.25(화) - 극장 측으로부터 대관 금액에 대한 견적서 수신
2025.03.31(월) - 극장 측과 대관료(계약금) 지급 시기 관련 논의 진행
2025.04.28(월) - 극장 측으로부터 최종 계약금 지급 시기 제안 및 대관 계약서 수신
2025.04.30(수) - 극장 측에서 대관 취소 통보
2025.05.02(금) - 조직위, 대관 거부 사태 입장문 발표
2025.05.13(화) - 조직위, 국가인귄위원회 진정 접수
[첨부2] 기자회견 현장 사진





[첨부3] “우리는 계속 ___ 한다: 퀴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한국퀴어영화제가 이어질 수 있도록 당신의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캠페인 메시지 중 일부 발췌
1. 누군가가 퀴어앨라이의 존재를 불허한대도, 우리는 계속 [ 영화제를 ] 한다!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제에 가서 퀴어영화를 만난다!
2. 우리는 계속 이대 졸업한 레즈비언으로 산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원래 이대는 레즈가 많아요
3. 기독교 이념이 시민의 인권 및 기본권보다 우선될 수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문화 예술 활동의 자유를 생각하는 대학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요. 문화 예술 증진에 힘쓰는 극장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요. 제가 사랑하는 모모의 모습으로 돌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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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언론사 문화부,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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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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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4(수)
보도일시
기자회견 시작 후부터 보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사무국 contact@sqcf.org
제목
검열과 혐오에 굴복한 대학과 독립영화관, 그러나 한국퀴어영화제는 끝나지 않는다 - 이화여자대학교와 아트하우스 모모의 대관 거부를 규탄하며
목차
1. 발언 – 신효진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
2. 연대발언
1) 손희정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2) 홍다은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졸업생
3. 첨부
1) 2025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 사태 진행 경과
2) 기자회견 현장 사진
3) “우리는 계속 ___ 한다: 퀴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한국퀴어영화제가 이어질 수 있도록 당신의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캠페인 참여 메시지 중 일부 발췌
비고
- [입장문] 불허된 것은 공간이 아닌 존재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아트하우스 모모의 2025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에 부쳐: https://www.kqff.co.kr/notice/?bmode=view&idx=163119785
검열과 혐오에 굴복한 대학과 독립영화관, 그러나 한국퀴어영화제는 끝나지 않는다
- 이화여자대학교와 아트하우스 모모의 대관 거부를 규탄하며
- 이화여대와 아트하우스 모모, 외부 압력에 굴복해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
- “기독교 정신에 반하는 영화제가 대학 공간에서 열려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과 서명운동이 대관 취소로 이어져
-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4월 30일,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개최를 위해 대관 합의를 완료했던 아트하우스 모모(이화여자대학교 ECC 내)로부터 대관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극장 측은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하는 영화 상영은 학교 내에서 허용할 수 없다”라는 학교 당국의 입장을 전하며, 다수의 민원이 접수되었음을 이유로 더 이상 대관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직위는 올해 3월 10일부터 극장 측과 대관 일정을 조율하며 협의를 시작했고, 3월 25일에는 대관 견적서를 수신한 뒤, 계약금과 잔금 등 납부 일정을 포함해 대관 계약의 모든 협의를 마쳤습니다. 이에 4월 28일, 극장 측은 최종 계약서를 조직위로 발송하였고, 계약서 서명만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한국퀴어영화제의 대관 계약은 수 주에 걸쳐 안정적이고 완전하게 진행된 합의였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에 반복적으로 제기된 민원과 “이화의 정체성을 위협한다”라는 주장이 극장 운영에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극장은 돌연 대관 합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대관 불가를 통보했습니다. 현재도 “기독교 정신에 반하는 영화제가 대학 공간에서 열려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이 서명운동과 온라인 여론몰이를 통해 지속되고 있습니다. “동성애를 홍보하지 말라”는 문구와 함께 유포되는 이러한 메시지들은 더 이상 단순한 반대 의견이 아닌, 성소수자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배제하려는 노골적인 혐오 언어이며, 시대착오적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기독교 창립이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종교적 가치를 빌려 표현의 자유와 문화 예술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작동한 것입니다. 특히 아트하우스 모모는 교육기관 내에 위치해 있더라도 시민에게 개방된 문화 예술 공간으로서, 공공적 기능과 책임을 지닌 장소입니다. 외부 민원과 압력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이던 절차를 중단하고, 특정 정체성을 이유로 상영을 거부한 이번 결정은 이 공간이 마땅히 지녀야 할 공공성과 예술적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한 것입니다.
조직위는 이번 사태를 단지 ‘대관이 허가되지 않은 사건’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는 표현의 자유, 문화 예술 활동의 자유, 그리고 소수자의 존재 자체에 대한 억압의 구조가 드러난 사건입니다. 특히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이 외부의 압력에 따라 독립적 판단을 포기하고, 자율성과 공공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이 사태는 교육공간으로서의 신뢰와 가치를 훼손한 일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이번 사건은 퀴어영화제라는 개별 행사의 존폐 문제를 넘어, 한국사회 전반에 여전히 만연한 소수자 혐오의 구조적 현실을 드러냅니다. 특정 정체성을 이유로 한 공공 공간에서의 배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기독교’ 혹은 ‘이념’이라는 명분을 앞세운 표현 검열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원칙을 흔드는 행위입니다. 혐오가 제도와 공간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사회는 누구에게도 안전하지 않으며,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침묵과 배제가 반복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모든 시민에게 되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소수자 혐오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과 제도적·문화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혐오에 타협하지 않고, 차별을 단호히 거부하는 원칙 위에서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를 다시 써야 할 때입니다.
한국퀴어영화제는 성소수자의 삶을 조명하고, 다양한 존재들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상상해 왔습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검열되지 않은 삶의 이야기이며, 있는 그대로의 존재입니다. 존재 자체를 ‘막아야 할 것’으로 규정하고, 행사 개최를 차단하는 이러한 시도는 민주사회에서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에 조직위는 이번 대관 불허 사태에 대해 5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공식 접수하였으며, 정보공개청구, 언론 대응, 시민사회 연대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입니다. 6월 20일 개막 예정인 영화제를 무사히 개최하기 위해서는 긴급구제가 시급하며, 이를 위해 이화여대와 아트하우스 모모의 즉각적인 조치와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됩니다.
이번 사건은 단지 장소의 문제가 아닌, 표현의 자유와 인권, 대학의 자율성과 공공적 가치에 대한 중대한 침해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성소수자와 퀴어영화를 지우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입니다. 우리는 존재하고, 우리는 멈추지 않으며,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는 반드시 이어질 것입니다. 불허되어야 할 것은 퀴어영화제가 아니라, 이념을 빌미로 한 혐오와 차별입니다. 이제는 혐오가 아닌 공존과 존중의 언어가 이 사회를 이끌어야 할 때입니다. 조직위는 이 사안이 남긴 질문과 과제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단호하고 책임 있는 대응을 이어갈 것입니다.
[연대발언1] 손희정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의 손희정입니다. 저는 오늘 교육과 연구에 책임을 지는 한국 학계의 일원으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지난 2024년 12월 3일, 저는 주디스 버틀러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와 함께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젠더 트러블>의 저자이기도 하고, 퀴어 이론의 대가로 손꼽히기도 하는 인물이죠. 버틀러 교수는 한국 첫 방문에서 그야말로 역사적인 일을 경험합니다. 날짜로 미루어 짐작하시겠지만, 바로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버틀러 교수를 다시 만났을 때, 저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험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계엄 무력화야 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스템의 승리 아니냐”고 말하고, 한국 사회의 성숙한 민주적 역량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그 ‘민주적 역량’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당시 버틀러 교수에게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이틀에 걸쳐 물밀 듯이 밀려든 반대 민원 끝에 경희대학교가 그의 강연을 취소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민원의 이유는 버틀러 교수가 ‘소아성애와 근친상간 합법화를 주장’하여 한국인을 타락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사실에 맞지 않는 거짓 선동이고 마타도어에 불과했지만, 극우 기독교의 민원은 학교 행정을 마비시킬 정도였습니다. 결국 동료 교수들 몇몇이 자발적으로 장소를 마련해 대학 밖에서 강연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12월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일어난 이 두 가지 일, 그러니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란과 극우 기독교의 “증오할 권리에 대한 요구”가 어떻게 만나는지, 지난 다섯 달 동안 여의도와 광화문, 그리고 용산과 서울지방법원 앞의 아스팔트 위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극우는, 극우 교회 및 극우 기독교들과 그 뿌리를 공유하고 있고, 타자를 적극적으로 배제하고 차별하겠다고 말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왜곡하는 그 기이한 열정을 먹고 자랐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자유와 평등, 그리고 상호 호혜적 관계를 위협하고 있는지는 명백하죠. 이는 물론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위협으로부터 대학 역시 자유롭지 않을뿐더러, 협박 민원에 쉬이 굴복함으로써 오히려 이런 상황을 방조하거나 더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등한 교육의 기회와 자유롭고 광활한 사유의 공간을 제공해야 할 대학이 악성 민원 앞에서 교육기관으로서의 존엄을 포기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붕괴입니다. ‘퀴어영화’조차 상영하지 못하는 공간이 어떻게 수많은 퀴어 학생들을 품을 수 있으며, 다양하고 풍부하고 새로운 사유를 낳을 수 있을까요?
물론 대학에 대한 위협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최근 미국에서도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원금을 담보로 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의 폐지, 친 팔레스타인 학생 단체 해산, 외국인 유학생 정보 제출 등을 요구하며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버드는 정부의 자금 삭감 위협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고, 그 직후 150개 이상의 미국 대학 총장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대학은 보복, 검열, 추방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사상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천명했습니다. 이는 미국 고등교육계가 극우 정부의 대학 독립성 침해와 혐오 정치에 집단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것이 민주사회가 대학이라는 상아탑에 기대하는 역할 아닐까요?
이화여자대학교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한국퀴어영화제에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한다”는 이유로 대관을 불허했습니다. 그 창립 이념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이화는 여성에게 교육의 문이 닫혀있던 시절, 용기 있게 그 문을 연 학교였습니다. 차별받는 소수자에게 누구나 읽고 말하고 쓸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빛나는 성소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이화가 자랑해야 할 창립 이념 아닐까요? 어째서 이화여자대학교는, 성소수자 차별을 통해 세울 십자가라는, 폭력적인 우상숭배의 덫에 걸린 것입니까?
아트하우스 모모는 이미 수많은 퀴어 영화를 상영해왔습니다. 상품으로서의 ‘퀴어’를 판매하는 것은 괜찮지만, 공동체의 경험으로서 퀴어영화제를 열고, 퀴어 예술을 함께 보는 것은 안 된다니, 이화여자대학교는 스스로 학문의 전당이기를 포기하고 장사꾼이 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교육이 ‘서비스’의 언어로 평가받고, 교수자가 서비스업 종사자로 여겨지는 세상이 되었다고 해도, 이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니, 그런 세상을 이화가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저는 오늘, 이화여자대학교뿐 아니라 한국의 모든 대학이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그 역할을 다 해, 스스로의 존엄과 사명을 지키기를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연대발언2] 홍다은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졸업생
안녕하세요.
“퀴어와 연대하는 이화여대 기독교학∙신학 공동체 입장문”을 작성한 사람 중 한 명인 홍다은입니다.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전도사이며, 무지개신학교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제가 이화에서 배운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이화는 새내기로 입학했을 때부터 지금껏 저에게 안전한 공동체가 되어 주었습니다. 제 신앙과 학문의 뿌리를 내려준 곳이기도 하고요. 10년간 이화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히 이화 졸업장을 따기 위해 보냈던 시간이 아니라, ‘이화인’으로서 삶의 가치관을 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변혁과 해방의 정신입니다.
그런데 지난 2일,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퀴어영화제의 아트하우스 모모 대관이 “이화여대 창립 이념인 기독교 정신에 반한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속상하고 수치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이화에서마저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이 ‘기독교 정신’을 앞세워 자행되었다는 사실이 저를 가장 아프게 했고, 깊은 책임을 느꼈습니다. 단언컨대, 이화에서 신학을 배우고 신앙을 키워간 우리가 믿는 바로는, 퀴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존재를 부정하고 내모는 폭력은, 기독교 정신도, 이화의 정신도 아닙니다.
이화의 창립 이념도 기독교 정신도 혐오와 배제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주의의 차별과 배제와 싸우셨고, 이화는 줄곧 가부장주의의 여성혐오와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혐오와 차별에 맞서 환대하고 연대하는 사랑, 충만하여 흘러넘치는 사랑이야말로 이화와 기독교 정신입니다.
예수님은 당시 유대교가 ‘죄인’으로 낙인찍은 자들, 즉 “세리와 창녀”, 가난한 자들, 병든 자들의 친구였고, 오늘날 교회가 배척하는 퀴어의 벗입니다. 예수님은 그 어떤 계명보다 앞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할 것을 지키라 하셨습니다.
이화는 배움이 허락되지 않았던 여성의 배움터와 피난처로 시작된 곳입니다. 선교사로 온 창립자 메리 스크랜튼 여사는 이화의 교육 목적이 “한국인이 보다 한국인이 되게 하고, 그것에 긍지를 가지게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것이 이화 헌장에 나온 “인간화”의 의미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 이화에는 이미 퀴어가 존재합니다. 퀴어 크리스천이 존재합니다. 이화의 교육현장에는 이미 성소수자 이화인들이 있습니다. 저도 퀴어 선후배 동기와 함께 이화동산을 누볐고, 지금도 성소수자 후배님들이 대강당에서 채플을 드리고, 강의실에서 토론하고, 학문관 소파에서 쪽잠을 자고, 모모에서 퀴어영화를 볼 것입니다. 그런데 퀴어의 존재가 학교로부터, 동문으로부터 부정당한다면, 이들이 어떻게 이화에서 안전하게 ‘여성의 인간화’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지난겨울, 수많은 여성들과 소수자들이 광장에서 “더 나은 세상”을 외쳤습니다. 이화인들도 새로운 세상을 위한 자리에 언제나 함께 해왔습니다.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를 수 있도록 행동해온 전통이야말로 “변화가 시작되는 곳, 이화”라는 슬로건이 지금까지도 많은 이화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퀴어영화제 대관 취소는 오히려 기독교 정신을 빙자하여 새로운 세상의 발목을 잡는 결정입니다. 정당한 절차도, 이화와 기독교 정신에 대한 숙고도 없이 일부 동문의 민원에 편승해 부당한 결정을 내린 학교 당국에도 깊은 유감과 실망을 표합니다.
저는 끝까지 이화에서 배운 대로,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혐오에 맞서 퀴어벗들과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첨부1] 2025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 사태 진행 경과
2024.06.15(토)~16(일) - 2024 제24회 한국퀴어영화제 진행
: 이화여대 내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12개국 39개 작품 무리 없이 상영
2025.03.10(월) - 2025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진행을 위한 극장 미팅 진행
: 2025년 영화제 진행을 위해 대관 관련 미팅 진행(조직위 3인, 아트하우스 모모 담당자 2인)
: 해당 일자에 대관 일정 없으며 대관 가능하다는 답변 수신
2025.03.14(금) - 극장 측에서 대관 확정 여부 문의
2025.03.24(월) - 극장 측에 대관 시간 및 대관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
2025.03.25(화) - 극장 측으로부터 대관 금액에 대한 견적서 수신
2025.03.31(월) - 극장 측과 대관료(계약금) 지급 시기 관련 논의 진행
2025.04.28(월) - 극장 측으로부터 최종 계약금 지급 시기 제안 및 대관 계약서 수신
2025.04.30(수) - 극장 측에서 대관 취소 통보
2025.05.02(금) - 조직위, 대관 거부 사태 입장문 발표
2025.05.13(화) - 조직위, 국가인귄위원회 진정 접수
[첨부2] 기자회견 현장 사진
[첨부3] “우리는 계속 ___ 한다: 퀴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한국퀴어영화제가 이어질 수 있도록 당신의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캠페인 메시지 중 일부 발췌
1. 누군가가 퀴어앨라이의 존재를 불허한대도, 우리는 계속 [ 영화제를 ] 한다!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제에 가서 퀴어영화를 만난다!
2. 우리는 계속 이대 졸업한 레즈비언으로 산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원래 이대는 레즈가 많아요
3. 기독교 이념이 시민의 인권 및 기본권보다 우선될 수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문화 예술 활동의 자유를 생각하는 대학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요. 문화 예술 증진에 힘쓰는 극장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요. 제가 사랑하는 모모의 모습으로 돌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