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대관도 사회적 통념으로 불허? 그것이 차별이고 혐오입니다: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의 대관 불가 통보에 부쳐

2023-06-28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00년 처음 시작된 이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어우러져 즐기는 장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올해 24회를 맞는 공개 문화행사입니다. 성소수자 당사자는 물론 성소수자의 인권과 평등한 권리를 지지하는 수많은 앨라이(지지자)들 10만 명 이상이 함께하는 국내 최대의 민간축제입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6월 10일,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 개최에 앞선 최종 점검회의 및 자원활동가 미팅을 위하여 재단법인 서울가톨릭청소년회의가 운영하는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이하 ‘JU동교동‘)의 대관을 신청하였습니다. 6월 14일, JU동교동 측은 이메일을 통하여 조직위에 대관불가를 통보하였습니다.


메일 본문에는 “먼저 본 기관은 가톨릭재단에서 운영되는 기관임을 알려드리며, 신청해주신 대관이용이 불가함을 안내드립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대관불가통보서에 기재된 반려 사유는 “귀 단체는 대관규정 제6조(대관신청의 제한, 승인취소 및 자격정지) 1항에 의거하여 대관 승인 불가함.” 이었습니다.


JU동교동의 대관 규정* 제6조 1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6조 (대관신청의 제한, 승인취소 및 자격정지)

1. 회관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 대관신청을 제한할 수 있다.

1) 법령이나 사회적 통념을 크게 위반하는 내용의 공연 및 행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2) 회관의 시설, 설비를 심각히 훼손할 우려가 있거나 유지관리상 부적절하다고 인정될 때

3) 각 시설의 대관목적과 성격에 맞지 않거나 소음 등으로 인해 주위 사용자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는 경우

4) 사용자가 대관승인 이후 실형을 선고받았을 때

5) 정치단체의 집회 및 그와 유사한 목적의 공연 및 행사

6)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 및 행사

7) 타 종교행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8) 행사 종료 후 회관에서 요구한 대로 정리하지 않았을 경우

9) 대관장소별 주차 차량 대수를 넘기거나, 행사종료 후에도 주차한 경우, 불법주차, 회관과 사용자 또는 공연관람객, 행사참여자 등과 주차시비가 일어난 경우

10) 회관 직원에게 욕설, 고성, 폭언, 조롱, 비아냥, 반말, 위협, 협박, 폭행 및 이와 유사한 모든 행위 등으로 정신적,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경우

11) 회관에서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반복하는 경우

12)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

13) 니콜라오홀, 바실리오홀, 모임방에서 악기 및 MR 사용, 구호제창, 공연 등 이와 유사한 행위를 시도 및 행사한 경우(단 사전에 협의되고 관장이 승인한 내부부서 행사는 제외)

14) 다리소극장, 니콜라오홀, 바실리오홀, 모임방, 연습실, 카페 및 그 외 회관시설에 허가되지 않은 음식류를 반입 또는 반입 시도한 경우(단 사전에 협의되고 관장이 승인한 내부부서 행사는 제외)

15) 기타 회관의 설립목적 및 정책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16) 관장 판단하에 대관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

17) 위 제6조 1~15호에 의해 신청자격이 제한중인 자의 신청

* 출처: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홈페이지 https://www.yju.or.kr/rent/rule.yju


17개 항목에 달하는 위 조항 중, 그 어디에도 성소수자와 관련된 행사의 대관을 제한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JU동교동이 근거도 없이 성소수자를 배제하고 차별한 것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약한 자들을 사랑하라는 것이 가톨릭의 가르침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부당한 차별과 혐오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는 성소수자들을 위하는 것이 바로 그 가르침에 따르는 것이 아닐까요? “본 기관은 가톨릭재단에서 운영되는 기관임을 알려드린다”라며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안전한 개최를 위한 회의의 대관을 거절한 것은 지극한 모순입니다


조직위는 올해 서울퀴어퍼레이드 개최 장소를 확보하는 것, 행진 경로를 확보하는 것을 포함하여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안 좋은 소식을 더 이상 전해드리지 않고 싶었습니다만, 차별과 혐오를 묵과할 수는 없었습니다. 서울퀴어퍼레이드가 3일 남은 시점, 또 다른 차별과 혐오의 소식을 전하게 되어 무거운 마음입니다만 조직위는 절대 서울시, 서울시의회, JU동교동을 운영하는 서울가톨릭청소년회의, 그리고 보수 정치 및 종교계열 혐오세력의 방해에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도로를, 광장을, 공공장소를 열어 갈 것입니다. 온라인 퀴어퍼레이드(https://online.sqcf.org/)에서 유쾌하게 서로를 만나고, 레인보우 굿즈전(https://rainbowstore.net/event)을 통하여 성소수자와 앨라이 소상공인에게 힘을 싣고, 한국퀴어영화제(온라인 상영관: https://purplay.co.kr/kqff2023)에서 서로의 삶을 돌아보며, 도심 한가운데서 수만 명이 모여 힘차게 행진할 것입니다. 온갖 차별과 방해를 넘어,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함께 증명합시다. 이제 곧,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만납시다.



✊ 서울퀴어퍼레이드 개최에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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