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문화·예술 검열까지? 범람하는 성소수자 차별 더는 안 된다! - 한국퀴어영화제 대관 거부, 인천여성영화제에 대한 검열, 영화 <퀴어 마이 프렌즈> 상영회 취소에 부쳐

2023-10-30

2023년 4월 11일, 한국퀴어영화제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는 모 영화관으로부터 제23회 한국퀴어영화제의 대관을 거부당했습니다. 대관 거부 사유는 “사회적으로 찬반의 의견이 나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상영이나 대관이 어려운 점”이라고 안내되었습니다. 

당초 문의에 대관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무엇보다 그간 다양한 퀴어 영화를 상영한 이력이 있는 '사회공헌' 영화관이었기에 집행위는 당혹감을 느꼈으나, 영화제까지의 시일이 촉박하여 물색하였던 다른 장소에서 제23회 한국퀴어영화제를 개최하였습니다. 

 

2023년 6월, 제19회 인천여성영화제는 인천시 여성정책과로부터 퀴어 영화를 제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 보조금 지급을 거부당했습니다. 인천에서 이미 십수 년 간 진행되어온 인천여성영화제는 인천시의회의 승인으로 사업이 확정되고, 보조금 심의위원회도 통과한 사업입니다. 그러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부서인 인천시 여성정책과가 돌연 상영작 리스트를 요구하더니, “퀴어 등 의견이 분분한 소재 제외”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끝내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것입니다. 결국 제19회 인천여성영화제는 일반 모금을 통하여 개최되었습니다.


2023년 10월, 영화 <퀴어 마이 프렌즈>의 서초구립반포도서관, 서초구립양재도서관, 송파도서관에서의 상영이 특정 종교 단체들의 민원을 이유로 취소되었습니다. 영화 <퀴어 마이 프렌즈>는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상영회로도 함께한 바 있으며, 서울영상위원회가 진행하는 독립영화공공상영회 ‘인디서울 2023’을 통해 서울의 다양한 곳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성소수자를 소재로 하였다는 이유로 민원이 빗발쳤다고 합니다. 


‘퀴어’를 전면으로 내세운 영화와 영화제 등이 부당하게 검열당하고, 부정당하고, 거부당하는 차별·혐오는 드러나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예술 차별·혐오의 심각성은 퀴어 혐오가 개인의 차원이 아닌 ‘공공’의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퀴어영화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영화 제작과 영화제 개최는 긴 준비 기간과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며, 정부보조금 등 공공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업 영화나 영리 영화제가 아닌 경우, 퀴어 영화·영화제는 처음부터 적자를 예상하고 이를 감당하며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기에 정부·지자체 보조금, 공공장소 대관 지원 등은 퀴어 영화·영화제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영화·영화제 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문화·예술 분야가 마주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사회공헌’을 표방하는 영화관이 일방적으로 대관을 거부한 것, 지방자치단체가 시의회에서 이미 승인된 예산 지급을 거부한 것, 서울영상위원회가 개최하는 상영회를 구립도서관이 취소한 것 등의 사례는, 이미 만연한 개별적 퀴어 차별·혐오 사례의 하나로만 넘어갈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공공 영역의 차별·혐오를 지금 좌시한다면, 앞으로도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에서 ‘퀴어’의 자리는 점점 좁아질 것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미 대관 거부를 당한 바 있는 한국퀴어영화제집행위원회-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위 사태들을 중대한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의 사례라고 보며, 범람하는 성소수자 차별에 맞서 연대로서 퀴어의 자리를 넓혀나갈 것입니다.

현재 당당히 차별과 혐오에 맞서고 있는 <퀴어 마이 프렌즈> 제작진에 무한한 응원과 지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서초구청과 송파구청은 다양한 목소리가 존중받아야 할 공적 공간에서 성 소수자의 존재를 지워내려는 혐오행정을 조속히 중지하라! 서초구청과 송파구청은 <퀴어 마이 프렌즈> 공공 도서관 상영을 재개하라!”

- 다큐멘터리 <퀴어 마이 프렌즈> 서초구 및 송파구 공공도서관 상영 취소 반대 성명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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