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연대 입장문 공유]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한발 앞서 광장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에 부쳐

2023-05-12

🏳️‍🌈 서울퀴어퍼레이드집행위원회는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연대하여 서울시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를 규탄하는 다른 단위들의 입장문을 공유하고, 행사들을 소개합니다. 입장문 발표와 행사 개최를 진행했거나, 진행할 예정인 경우 sqpexe@sqcf.org 로 홍보 자료를 보내주시면 공유 및 소개하겠습니다. 보내주시는 응원과 지지에 힘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성명]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한발 앞서 광장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에 부쳐]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지난 5월 3일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지난 3일 회의에서 7월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아닌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 측은 ‘어린이 및 청소년 관련 행사’가 우선이라며 절차를 우선하는 것처럼 뻔뻔한 핑계를 대고 있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 결정이 성소수자 혐오에 기반한 결정이라는 것을.


서울시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매년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사용 신고를 부당한 방식으로 수용하지 않았으며 성소수자가 공공기관을 대관하려 할 때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공공기관 대관이 취소되는 사례들도 있었다. 지난 2019년 9월 서울시 인권위원회에서는 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신고에 대해 서울시가 부당한 절차지연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시 및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의 이러한 차별적이고 성소수자 혐오적 행정은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서울시의 수장인 오세훈 서울 시장은 혐오와 차별적 발언으로 꾸준히 질타를 받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과거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망언을 일삼은 적 있으며, 작년에도 "음란물을 동원해 집회를 한다거나 신체 과다노출 현상이 벌어지는 일들이 과거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반복하게 둘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워서 만에 하나 그런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위가 있게 되면 내년 이후에는 정말 서울광장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라는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은 적 있다.


오세훈 시장은 작년 재선 이후 ‘약자와의 동행‘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약자와의 동행을 외치는 오세훈 시장은 서울광장이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임을 강조하며, 현재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의 뒤편에 숨어 있다. 오 시장은 합리적인 정치인임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은 권한 없음을 이야기하며 시민위원회에 결정권을 일임하고 있지만, 광장 사용과 관련해 억지스러운 허가 단서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오 시장의 행정은 차별과 혐오로 얼룩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의 차별적 행정과 보수기독교의 바람과는 다르게 퀴어퍼레이드는 매년 확장되고 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서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이들은 모두 서로의 개성과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광장에 나와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행진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도 당연한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성소수자와 함께 광장에 서는 세상은 더 이상 새로운 세상이 아니라,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내일이 있는 세상이다. 우리는 뜨거운 7월을 웃으며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몇 번을 불허하더라도 우리의 권리는 항상 한발 앞서 광장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당연한 내일을 막을 권리가 서울시에게 있는가? 


서울시와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는 건 하나이다. 하루라도 빨리 차별 없는 당연한 세상에 합류하는 것. 당신들이 선 그곳이 대열의 끝 그늘진 귀퉁이 일지라도 그곳엔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 일 테니 지옥보다 나은 세상일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우리 일상의 권리를 빼앗는 부당한 행정을 중단하고 함께 광장에 설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내일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2023년 5월 9일 

문화연대


원본 이미지 출처: 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