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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제2호] Special_숫자로 보는 퀴어문화축제

2014-04-16

[Special] 숫자로 보는 퀴어문화축제

퀴어문화축제가 시작한지 어느덧 14년이 지났다. 갓 태어난 아이가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시간이다. 14년의 기간 동안 퀴어문화축제는 안팎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성에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기란 송곳보다 따가운 사람들의 눈총에서부터, 정부의 지원금 중단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성소수자와 이들의 인권을 지지하는 시민의 힘으로 퀴어문화축제는 14년간 발전하며 지속될 수 있었다. 퀴어문화축제가 더욱 멋지게 성장하길 바라며, 지난 14회의 퀴어문화축제의 역사를 숫자로 풀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50

'50'은 2000년 9월 9일, 제 1회 퀴어문화축제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 인원의 수다. 대학로에 모인 50명의 인권 단체 회원 및 시민은 '무지개 2000' 현수막과 무지개 깃발을 들었다.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이들의 행진은 멈추지 않았으며, 2000여 명의 시민이 당당히 대학로 거리를 걷는 이들을 지켜보았다. 작년 13회 퀴어문화축제 퀴어퍼레이드에서 1만여 명이 참여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이지만, 지금의 축제를 만든 시작이었단 점에서 이들의 용기있는 발걸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16

'16'은 가장 길게 축제를 진행한 2013년 13회 퀴어문화축제의 기간을 뜻한다. 작년 6월 1일부터 16일까지 제 13회 퀴어문화축제(더 퀴어, 우리가 있다)는 총 16일간 진행됐다. 6월 1일 홍대에서 진행한 퀴어퍼레이드와 파티로 시작해서 6월 13일 서울아트시네마와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한 서울LGBT영화제로 끝을 맺었다. 해가 다르게 발전하는 퀴어문화축제답게 1만 명이란 역대 최다 관중의 참여를 유도했으며, 아기자기한 멋이 돋보이는 포스터와 일러스트가 큰 호응을 받아, 일러스트가 박힌 퀴어문화축제 기념 티셔츠가 완판되기도 했다.


13

'13'은 퀴어문화축제가 준비한 최다 이벤트를 의미한다. 2005년 제 6회 퀴어문화축제(퀴어 절정 Queer Up)에서는 무려 13개의 스페셜 이벤트를 준비했다. 5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종로 iSHAP커뮤니티센터, 홍대 레스보스,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13일간 13가지의 스페셜 이벤트를 준비해 제 6회 퀴어문화축제는 더욱 풍부해졌다. 대한민국에서 퀴어로 살아가기 위한 저축, 건강, 음식 등과 같은 실질적인 '팁'과 사주, 드라마, 미팅 등의 다채로운 주제는 퀴어들의 큰 관심을 이끌었다. 특히 HIV 감염인을 위한 주제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2

'2'는 퀴어 퍼레이드, 퀴어 파티 및 이벤트와 함께 퀴어문화축제의 삼대 프로그램 중 하나인 퀴어 영화제가 명칭을 바꾼 횟수를 의미한다. 2000년에 [무지개 영화제]로 시작하여 2007년 SeLFF로 불리던 [서울 LGBT 영화제]를 거쳐 2014년 [퀴어 영화제]까지 총 두 번의 옷을 갈아입게 된다. [SeLFF, 서울 LGBT 영화제]로 바꾼 것은 [무지개 영화제]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함이었지만, 두 번째 [퀴어 영화제]로 개명한 것은 현 SeLFF라 불리는 다른 영화제와 혼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44

‘44’는 퀴어퍼레이드 무대에서 분위기를 이끌어준 멋진 공연 팀의 숫자를 의미한다. 퀴어퍼레이드에 무대가 등장한 것은 2004년 5회 퀴어문화축제(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에서였다. 이후 매 회 적게는 4팀, 많게는 12팀의 신나는 사전 공연이 있었다. 우리들의 축제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어준 최다 게스트는 풍물팀 ‘바람소리’(총 7회)와 ‘소리로 담근 술 (총 6회)’이었다. 이외에도 홍석천, 하리수 등 성소수자 연예인도 동참해 무대를 빛내주었다.


133

‘133’은 작년 퀴어문화축제를 열게 해준 시민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숫자다. 작년 13회 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하게 앞서, 서울문화재단에서 후원금이 중단되었다. 자칫하면 퀴어문화축제의 맥이 끊길 수도 있는 상황. 필요 경비의 일부라도 마련하기 위해 ‘소셜 펀치(www.socialfunch.org)’를 열었다. 그 결과, 239명의 시민이 합심하여 6백 만원의 목표 금액을 133% 넘은 8백 4천원이란 기적적인 금액을 모을 수 있었다.


글│Les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