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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제4호] PEOPLE_"함께하니까 어려움을 더 잘 알 수 밖에 없죠" '이반시티' 대표 박성준 님

2014-06-17

"함께하니까 어려움을 더 잘 알 수 밖에 없죠."

10년 연속 퀴어문화축제 기획단에 참여 중인 이반시티 대표, 박성준 님.


지난 7일, 제 15회 퀴어문화축제의 메인 행사로 꼽히는 퍼레이드가 진행됐습니다. 15년 동안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일들이 많았지만, 올해만큼 이슈가 많았던 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슈가 많았던 만큼 힘들었던 올 축제, 기획단에서 가장 몸 고생, 마음 고생 많으셨던 박성준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퍼레이드 당일, 본래의 일정대로였다면 이미 부스가 설치로 바빴을 12시. 신촌의 연세로에는 기획단 부스만이 설치되어 있고 주변에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보수 기독단체의 시위로 복잡했지만, 박성준 님을 비롯한 기획단과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축제를 무사히 마무리하겠다는 결의가 가득했습니다!



Q. 어떻게 축제에 함께 하시게 되었나요?

기획단으로 참여한 것은 올해로 10년째, 개인적으로 축제에 참여한 것은 2회부터니 벌써 14회째네요! 1회부터 참여를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사실 그때는 축제가 진행되는지 몰라서 참여를 못했네요. 2회부터 개인적으로 축제에 참여는 했지만, 처음에는 지금 같이 당당하게 축제를 즐기지는 못하고 뒤로 한 발 물러서서 응원을 보냈었어요. 한 해 두 해 지켜보다 주변에서 함께 준비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몸 담기 시작해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Q. 그럼 축제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세요?

파티를 담당하고 있어요. 기획단에서 파티팀을 담당하기 전까지 사실 파티를 좋아했던 게 아니라 걱정이 많았는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노하우도 제법 쌓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처음 기획단에 들어와서 파티를 준비했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나는 데요, 파티 장소부터 특이하게 성소수자 전용 클럽이 아닌 일반 클럽을 대관해서 진행을 하느라 고생을 더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우리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많지 않은 클럽주를 설득시키고, 우리가 더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까지가 쉽지 않았죠. 그래도 파티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어서 지금까지 파티팀을 맡게 되었네요. ^^


Q, 사실은 기획단의 파티팀 팀장 뿐 아니라, 축제의 후원자로도 오래 함께해오고 계신데 간단하게 말씀해주세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국내 최대 동성애자 커뮤니티 '이반시티'를 운영하고 있어요. 개인 참여자로 축제에 참가했을 때는 잘 몰랐는데, 기획단으로 함께 움직이다 보니 축제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은 물론, 재정적인 도움도 필요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이반시티 자체가 게이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써, 더더욱 축제 기획단의 어려움을 모른 척 할 수도 없었어요. 이렇게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하려니 왠지 모르게 부끄럽네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기업 후원으로는 현재 이반시티만 참여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외국과 같이 기업들이 함께 해주었으면 해요. 무엇보다 올해는 구글이 후원은 아니지만, 기업 중에는 처음으로 축제 퍼레이드와 부스행사 선뜻 동참해주어 조만간 다른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연락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사실 저희 축제 뿐 아니라, 인권 단체에도 꾸준히 기부를 해오셨는데 기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더 말씀주세요!

저는 성소수자 한 사람으로써, 사명감을 갖고 퀴어문화축제 뿐 아니라 동인련(동성애자 인권연대), 친구사이, 비온뒤무지개재단 등 관련 인권 단체 등에 몸을 담고 있어요. 그러한 일들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엄청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앞서 말했듯 이반시티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익은 반드시 우리 성소수자들에게 나눠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개인적인 향후 계획에 대해서 여쭤볼 수 있을까요?

개인적인 바람으로 현재 제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LGBT KOREA)가 커져서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구글 같이 큰 회사가 되면 더 좋겠지만요! 주변 성소수자들 중에도 능력 있고 재능 많은 친구들이 많은데, 사실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기업들이 많지 않아 아쉬워요.

그리고 하나 더, 혼자 노후를 보내는 사람들을 위한 타운을 마련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영화 '메종드히미코' 같이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같이 밥도 먹고, 여행도 다니면서 함께 살았으면 해요.


# 해당 인터뷰는 미디어 오늘의 취재 중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재정리 되었습니다. 미디어 오늘의 기사, “퀴어페스티벌 하루가 1년을 살아갈 힘이에요(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117)”에서는 박성준 님의 또 다른 인터뷰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퍼레이드 준비로 정신 없는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성준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 드립니다!

** 편집자 주 : 실제로 박성준님은 '이반시티' 이름으로 퀴어문화축제의 최대 후원자로 1,000만원을 기꺼이 내어주셨습니다!


글 · 사진│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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