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제4회 춘천퀴어문화축제 출장 후기

2024-10-23

춘천퀴어문화축제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어린 날의 운동회, 가족끼리 간 소풍의 분위기. 그간 공원에서 진행되었기에, 그리고 아기자기한 게임들이 진행되기에 더 그런 분위기가 풍기는 것 같다.

올해도 낙원공원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의 장소에서 개최된 춘천퀴어문화축제. 공원 곳곳마다 보물찾기 쪽지가 숨겨져 있었고, 구불구불한 길모퉁이마다 간단한 게임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공원 길 따라 부스가 배치되었고, 부스에 방문하면 인증 스티커를 받는 방식의 ‘퀴어마블’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눈에 띄었다. 정말 운동회, 소풍이다.

축제의 분위기가 평온해서 혐오세력도 따라 평온한 편인 것일까. 듣기로는 축제 시작 전 준비할 때의 소동 외에는 별다른 소동을 부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혐오세력의 집회가 공원 한편에서 진행되었으나 평범한(?) 음악이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같은 느낌이라 귀엽기까지 했다. 참 열심히도 산다. 본받아 마땅하다.

공원에서 제일 가깝고 주변의 거의 유일한 카페였던 이디야는 축제 참여자들과 혐오세력이 함께 쉬다 가는 쉼터 역할을 했다. 아침부터 주문이 줄곧 이어져 대기 시간이 길었다고 하던데, 아마 연중 꼽을 만한 매출을 기록하지 않았을까. 요즘 이디야 많이 어렵다던데, 퀴어문화축제가 한 건 도와줬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사업자 여러분,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면 주변 상권이 살아납니다, 퀴어 특수를 애써 거부하지 마세요. 퀴어 특수에는 심지어 혐오세력도 동참한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이렇게 평화롭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축제를 방해하려고만 하는 행정기관들은 또 얼마나 감이 없는 것인지. 공무원 여러분, 지역 경제 살리고 청년들을 오게 만드는 방법, 퀴어문화축제 육성과 퀴어 프렌들리한 정책입니다. 밑줄 쫙 그으세요. 인구 절벽 앞에 장사 없습니다. 히든카드가 바로 퀴어입니다. 정답 떠먹여 드려요.

이렇게 소중한 자리 만들어주신 춘천 조직위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퀴어가 뿌리내렸네”라는 올해 슬로건처럼 내년 5회, 그리고 그다음 10회, 20회… 100회까지(!) 건승하시길 바라며.

❄️ 2024 동지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다양성을 실천하고 퀴어 콘텐츠를 창작하는 사람들과 교류하여 인사이트를 얻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세요. 🏳️‍🌈 2024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출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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