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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호_News] 2016년 6월 11일 이후의 이야기 (다시, 봄)

2017-07-10

2016년 6월 11일 이후의 이야기 (다시, 봄)

 


미국 백악관, 성소수자 정책 페이지 삭제(2017년 1월 21일, 현지시간)


출처: Gay Star New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오바마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whitehouse.gov/lgbt 주소로 접속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화면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LGBT를 위한 정책도 덩달아 찾을 수 없게 되었군요. 이어 2월 12일, 트럼프 정부는 ‘성전환 학생의 화장실 사용 권리를 보호하라’는 취지의 오바마 지침을 폐기하고 성전환 학생이 자신의 성정체성에 맞게 화장실, 탈의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연방정부 지침에 제동을 건 법원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을 배제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습니다!”(2017년 2월 16일)


출처: 성소수자가족구성권보장을위한네트워크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과 "성소수자가족구성권보장을위한네트워크(가구넷)"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종교 관계자들을 만나 '차별금지법 입법으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문 전 대표의 태도는 2012년 대선 출마 당시 차별금지법 제정 약속을 뒤집는 것"이라면서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성소수자들의 분노에 답하라"고 비판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합니다!”(2017년 3월 7일)


출처: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이 3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집권 동안 성소수자 인권은 더할 나위 없이 후퇴했다"고 규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동안 일어난 일을 나열해 보면, 여성가족부는 보수 개신교계의 민원을 받아들여 '양성평등기본법에 성소수자를 포함하지 말라'는 의견을 냈으며,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했고, 법무부는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사단법인 등록을불허하는가 하면,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서 성소수자 인권 부분을 모두 삭제했고, 공영방송 이사는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를 '더러운 좌파'라고 모욕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동성 청소년 키스 장면을 방송한 드라마를 징계했고, 끝내 서울시민인권헌장까지 폐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마어마한 4년이었네요.


 


유튜브 ‘성소수자 동영상’ 필터링 논란(2017년 3월 19일, 현지시간)



유튜브에서 성소수자들의 영상이 별다른 이유 없이 '18세 미만 재생 제한' 영상으로 분류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재생 제한 기능이 적용된 영상에는 두 여성이 혼인 서약을 하는 내용,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 이야기를 담은 영상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누드나 잔인한 장면, 극단적인 내용이 담긴 것도 아니었죠. 이용자 항의가 빗발치자 유튜브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는 일부 영상이 제한될 수는 있으나, 성소수자 영상을 자동으로 필터링하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일부 영상이 자동 시스템에 의해 잘못 필터링됐을 뿐이라는 건데요. 글쎄요.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종각 촛불문화제(2017년 3월 31일)


출처: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이 3월 31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약속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무지개행동은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직전인 4월 14일까지 3주동안 금요일 저녁마다 같은 장소에서 성소수자 문화제를 개최했습니다.


 


군인권센터, A대위 석방 요구 촛불문화제 개최(2017년 4월 21일)


출처: 군인권센터


"군인권센터"는 동성과 성관계를 한 혐의(군형법상 추행)로 육군 보통군사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에 의해 구속된 A대위의 석방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14일 같은 장소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이 동성애자 색출 수사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책임자인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는데요. 이날 군인권센터는 A대위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이유가 없는데도 구속한 것은 부당하다며, "'성소수자'라는 것이 구속사유가 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현행 군형법 92조의6은 군인에 대해 항문성교를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조항에 대해 이미 3차례의 헌법소원과 위헌법률심판제청이 이뤄졌으나 헌법재판소는 3차례 모두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동성애, 반대하죠. 그럼요”(2017년 4월 25일)


출처: 한겨레


이날 대선후보 4차 TV토론회에서 바로 그 문제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홍준표 당시 대선 후보의 질문에 "반대하죠"라고 답했습니다. 존재를 반대할 수 있습니까? 이날 얼마나 많은 성소수자들이 가족과 함께 TV를 보던 중 몰래 뒤돌아 눈물을 삼켰을까요. 정신적으로 취약한 친구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나 않을까 걱정되어 잠을 못 이룬 사람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심상정 당시 대선 후보가 1분 찬스를 이용해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성정체성은 말 그대로 정체성이다"라고, 너무나도 당연한 말을 했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심상정 후보에게 모였던 기부금 내역이 공개되었는데요, 대단한 액수였죠. 이날 밤 1분 찬스의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누군가의 존재를 삭제하는 것이 적폐청산입니까!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요구에 답을 하십시오!”(2017년 4월 26일)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와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관계자 등 10여명이 이날 문재인 당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안보 관련 행사에서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취지 발언에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인근 경찰서로 연행되었다가 석방되었습니다. 다음날 정의당은 국회 정의당 대표실에서 무지개행동과 정책협약식을 갖고 성소수자 평등권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기념 공동 시민선언(2017년 5월 17일)


출처: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날이죠. 국제 성소수자 운동계는 2004년부터 이날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단체와 인권단체 총 54곳이 꾸린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공동행동'은 1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선언을 발표해, 지난 10년의 혐오의 시대를 넘어서 새로운 나라에 혐오가 설 자리는 없음을 준엄하게 선언했습니다. 아울러 성소수자 군인색출 및 처벌을 중단할 것과 군형법상 동성애 처벌 조항을 폐지할 것,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성교육표준안을 폐기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제18회 퀴어문화축제 개최 장소 확정(2017년 6월 9일)



서울광장 사용 여부를 심의하는 '열린광장 운영 시민위원회'가 6월 9일 오전 회의를 열고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허용했습니다. 당초 예상되었던 축제는 6월 3일로, 5주가량 미뤄진 7월 15일에야 서울광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축제에 참여하기를 희망한 많은 분들이 7월 중순의 무더위를 염려하면서 한편으로 3해째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게 된 것에 대한 안도감을 표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16년 제17회 퀴어문화축제가 끝난 후 1년의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다 함께 새로운 뉴스를 만들 준비, 되셨나요?



글 | 퀴어문화축제 사무처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