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춤을 추고 회사도 다니는 이안 입니다.
2. 처음 서울퀴어문화축제(2017년 이전엔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했을 때가 언제였나요? 어떤 행사에 참여하셨나요?
처음 참여한 행사는 홍대 운동장에서 열리고 홍대 정문 근처 행진을 했던 2001년도 서울퀴퍼였습니다.
그 이후의 퀴어문화축제 행사는 거의 참가를 했습니다. 공연팀 혹은 개인으로요.
3. 그때 느꼈던 인상은 어떠하셨나요? 가장 최근 참여한 서울퀴어문화축제와 처음 참여했던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어떻게 다르나요?
2001년도 퀴어문화축제는 그야말로 홍대운동장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작은 행사였죠.
퍼레이드 할 때도, 길에 나와있던 사람들도 퀴어퍼레이드를 보는 게 처음이었을테고 참가하는 저도 처음이었고. 2회를 맞을 때였으니까요.
그리고 퍼레이드 행렬의 선두에 홍석천씨가 기자들을 이끌며 춤을 추었는데요. 바로 뒤에 있던 저는 커다란 고깔을 쓰고 풍물패 바람소리에서 북을 치며 행진했었어요. 기자가 고깔 밑으로 사진을 찍었고 카메라 셔터의 엄청난 촤라락 소리에 놀랐었어요. 하지만 걱정과 달리 기사에 난 흐릿한 내 얼굴은 나도 알아보기 어려워 다행이었고 저에겐 소중한 21살의 너무나 짜릿하고 즐거웠던 퀴어퍼레이드였어요.
그리고 그때 이후로 저의 커밍아웃 역사도 시작되었어요.
4.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이안 님께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의 축제인가요?
저에겐 생일같은 날이고 가장 살아있다고 느끼는 날이죠. 제게 에너지와 자긍심을 주고, 즐거운 추억이 많은, 특별하고, 반가운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날이고, 저의 20대 30대이면서 1년 중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어요. 상반기는 퀴퍼무대 준비와 퀴퍼무대 공연으로 끝나곤 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그리고 보통의 세상 사람들이 행렬에 손을 흔들어주고 응원을 해주는 경험을 주었던. 저게 뭐지 하는 표정으로 바라봐도 그래 나야 내가 퀴어야 하면서 걸어가던 특별한 하루. 무대에 올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또 그만큼의 환호와 웃음이 시야로 가득해지는 벅찬 기억까지 주었던 축제죠.
5. 재미있거나, 슬펐거나, 이안 님만 알고 있는 에피소드 등…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독특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혹은, 참여하실 때의 생각, 감정에 대해서 말씀해주셔도 됩니다.
바람소리 활동 초반이던 2000년대 후반까지는 가면을 만들거나 탈을 만들어 쓰곤 했습니다. 그게 각자의 색과 어우러지고 자기가 원하는대로 만들기 때문에 가면을 쓰는 게 퀴어하고 재밌는 지점이 있었어요.
그러다가2000년대 후반 쯤부터 여성이반 풍물패 바람소리는 남성이반 풍물패 소리로담근술과 함께 축제 공연을 함께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가면을 벗고 공연을 하게 되었죠. 그러자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는 특별함이 있는 여성이반풍물패가 이제는 특이한 가면도 쓰지 않는 보통의 혼성 풍물패가 되었다며 농담도 했었죠.
바람소리 시절에는 악기를 둘 곳이 없어서 이대에 있는 학관 계단에 그곳 동아리인양 오가며 연습하기도 했구요. 그러다 계단에 있는 물건을 다 치우라고, 아니면 다 버리겠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있는데 감사하게도 그 당시 변태소녀하늘을날다 라는 동아리에서 도움을 주셔서 악기를 잠시 맡아주시기도 했었어요. 그후에는 연습실을 구했어요.
2011년에 모멘토 라는 댄스팀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요. 축제무대에서 춤을 추는 게 소원이었던 저는 그때 제 소원을 이뤘어요. 2013년도부터 큐캔디의 Born this way 공연 무대를 시작으로 퀴어아이돌 인생을 걸어왔어요ㅎ
2014년도 신촌때부터 혐오세력의 조직적인 방해를 받았는데요. 대치하다가 저녁 늦게 마라톤을 방불케 하는 저녁 퍼레이드를 걸었고 해지고 시원할 때 걷는 퍼레이드의 매력을 알아버렸어요.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라는 말이 크게 와 닿는 그런 날이었어요.
6.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처음 참여하시는 분도 많으실 텐데요, 그분들께 ‘서울퀴어문화축제 가면 꼭 이런 것 해보세요’ 혹은 ‘꼭 이런 것 준비해 가세요’등 조언하실 말이 있나요?
현금, 잔돈이요. 사고 싶은 굿즈 너무 많을 걸요. 카드 안 되니까요. 현금, 특히 천원 오천원짜리 다발 추천합니다. 선풍기, 물, 보조배터리, 사진 찍을 넉넉한 휴대폰 메모리 용량, 발이 편한 운동화, 굿즈 담을 가방, 전날 숙면, 체력 준비해가시고 애인 데려가셔서 손 잡고 다니면 더 좋습니다.
축제 중에 퀴어영화제에도 가서 퀴어영화 잔뜩 챙겨보세요.
사진: 2009 제1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당시
출처: 이안 님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춤을 추고 회사도 다니는 이안 입니다.
2. 처음 서울퀴어문화축제(2017년 이전엔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했을 때가 언제였나요? 어떤 행사에 참여하셨나요?
처음 참여한 행사는 홍대 운동장에서 열리고 홍대 정문 근처 행진을 했던 2001년도 서울퀴퍼였습니다.
그 이후의 퀴어문화축제 행사는 거의 참가를 했습니다. 공연팀 혹은 개인으로요.
3. 그때 느꼈던 인상은 어떠하셨나요? 가장 최근 참여한 서울퀴어문화축제와 처음 참여했던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어떻게 다르나요?
2001년도 퀴어문화축제는 그야말로 홍대운동장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작은 행사였죠.
퍼레이드 할 때도, 길에 나와있던 사람들도 퀴어퍼레이드를 보는 게 처음이었을테고 참가하는 저도 처음이었고. 2회를 맞을 때였으니까요.
그리고 퍼레이드 행렬의 선두에 홍석천씨가 기자들을 이끌며 춤을 추었는데요. 바로 뒤에 있던 저는 커다란 고깔을 쓰고 풍물패 바람소리에서 북을 치며 행진했었어요. 기자가 고깔 밑으로 사진을 찍었고 카메라 셔터의 엄청난 촤라락 소리에 놀랐었어요. 하지만 걱정과 달리 기사에 난 흐릿한 내 얼굴은 나도 알아보기 어려워 다행이었고 저에겐 소중한 21살의 너무나 짜릿하고 즐거웠던 퀴어퍼레이드였어요.
그리고 그때 이후로 저의 커밍아웃 역사도 시작되었어요.
4.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이안 님께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의 축제인가요?
저에겐 생일같은 날이고 가장 살아있다고 느끼는 날이죠. 제게 에너지와 자긍심을 주고, 즐거운 추억이 많은, 특별하고, 반가운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날이고, 저의 20대 30대이면서 1년 중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어요. 상반기는 퀴퍼무대 준비와 퀴퍼무대 공연으로 끝나곤 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그리고 보통의 세상 사람들이 행렬에 손을 흔들어주고 응원을 해주는 경험을 주었던. 저게 뭐지 하는 표정으로 바라봐도 그래 나야 내가 퀴어야 하면서 걸어가던 특별한 하루. 무대에 올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또 그만큼의 환호와 웃음이 시야로 가득해지는 벅찬 기억까지 주었던 축제죠.
5. 재미있거나, 슬펐거나, 이안 님만 알고 있는 에피소드 등…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독특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혹은, 참여하실 때의 생각, 감정에 대해서 말씀해주셔도 됩니다.
바람소리 활동 초반이던 2000년대 후반까지는 가면을 만들거나 탈을 만들어 쓰곤 했습니다. 그게 각자의 색과 어우러지고 자기가 원하는대로 만들기 때문에 가면을 쓰는 게 퀴어하고 재밌는 지점이 있었어요.
그러다가2000년대 후반 쯤부터 여성이반 풍물패 바람소리는 남성이반 풍물패 소리로담근술과 함께 축제 공연을 함께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가면을 벗고 공연을 하게 되었죠. 그러자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는 특별함이 있는 여성이반풍물패가 이제는 특이한 가면도 쓰지 않는 보통의 혼성 풍물패가 되었다며 농담도 했었죠.
바람소리 시절에는 악기를 둘 곳이 없어서 이대에 있는 학관 계단에 그곳 동아리인양 오가며 연습하기도 했구요. 그러다 계단에 있는 물건을 다 치우라고, 아니면 다 버리겠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있는데 감사하게도 그 당시 변태소녀하늘을날다 라는 동아리에서 도움을 주셔서 악기를 잠시 맡아주시기도 했었어요. 그후에는 연습실을 구했어요.
2011년에 모멘토 라는 댄스팀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요. 축제무대에서 춤을 추는 게 소원이었던 저는 그때 제 소원을 이뤘어요. 2013년도부터 큐캔디의 Born this way 공연 무대를 시작으로 퀴어아이돌 인생을 걸어왔어요ㅎ
2014년도 신촌때부터 혐오세력의 조직적인 방해를 받았는데요. 대치하다가 저녁 늦게 마라톤을 방불케 하는 저녁 퍼레이드를 걸었고 해지고 시원할 때 걷는 퍼레이드의 매력을 알아버렸어요.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라는 말이 크게 와 닿는 그런 날이었어요.
6.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처음 참여하시는 분도 많으실 텐데요, 그분들께 ‘서울퀴어문화축제 가면 꼭 이런 것 해보세요’ 혹은 ‘꼭 이런 것 준비해 가세요’등 조언하실 말이 있나요?
현금, 잔돈이요. 사고 싶은 굿즈 너무 많을 걸요. 카드 안 되니까요. 현금, 특히 천원 오천원짜리 다발 추천합니다. 선풍기, 물, 보조배터리, 사진 찍을 넉넉한 휴대폰 메모리 용량, 발이 편한 운동화, 굿즈 담을 가방, 전날 숙면, 체력 준비해가시고 애인 데려가셔서 손 잡고 다니면 더 좋습니다.
축제 중에 퀴어영화제에도 가서 퀴어영화 잔뜩 챙겨보세요.
사진: 2009 제1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당시
출처: 이안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