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EVE, 이브콘돔)는 2017년부터 매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후원하고 있고, 올해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브의 대표이신 박진아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브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특히 어떤 가치에 중점을 두고 기업으로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 안녕하세요, 박진아 대표님. 먼저 이브 및 대표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생식기에 닿는 모든 것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 EVE의 대표, 박진아입니다 :) 이브콘돔으로 많이들 알고 계실 듯하네요!! ㅎㅎ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 EVE 대표이사 박진아님(사진: 강희주)
□ 웹사이트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을 표현하셨는데요. 어떤 배경에서 이러한 기획을 진행하게 되셨나요?
■ EVE의 미션은 "모든 사람의 성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입니다. 브랜드나 상품을 표현하면서 특정 인물을 사용하는 것이 배제적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여 최근까지 인물의 등장을 최소화했지만, 제품과 자연물로 구성된 이미지만으로는 EVE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충분히 표현해내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EVE의 제품을 사용하고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다양성을 더 명시적/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EVE에 어울리는 포토그라피(photography)지 않을까?'- 하는 발상의 전환을 2020년 초에 결정하였고 그에 따라 웹사이트에서 보는 것과 같이 더욱 다양한 몸과 사람과 사랑을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아주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아마 한국에서는 최초로 동성 커플을 모델로 기용한 콘돔 브랜드일걸요?!
다양성을 주제로 한 EVE의 브랜드 포토그라피(출처: 이브콘돔)
□ 이브는 (특히) 한국에서 아주 드물고 선구적인 브랜드인 듯합니다. 이브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 "콘돔을 왜 성인용품으로 취급하지?"라는 질문을 토대로 10대 섹슈얼리티에 대해 많은 발화와 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던 것이 사업의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이 업계에 몸을 담아보니, 성에 있어 주체적인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사람이 청소년 외에도 정말 많다는 걸 체감하게 되었어요. 나이, 성별, 성적 지향, 장애 유무 등에 제한되지 않는 모두의 성적 권리에 대해 그때부터 많이 고민했던 것 같고, 그 고민의 연장선과 결과물로 현재의 EVE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2017년 전국에 설치된 EVE의 청소년 콘돔 자판기(출처: 이브콘돔)
□ 그래서인지 이브가 "다양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데요. 기업으로서 다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다양성은 위대함이 탄생하기 위한 필수 조건 같아요. 다양한 생각이 모여 익숙한 무언가와는 다른 새로움을 완성할 수 있으니까요. 더 개인적으로 얘기해보자면 '왜 안돼?'에 가까운 것 같아요. 대단한 이유가 있어야만 다양성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대단하게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다양성 정책은 의무이자 회사의 비전과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진행해야 마땅하지 않나 싶습니다.
□ 현재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고 계신 다양성 정책이 있나요?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사실 아직 대단한 결과를 낸 것은 없지만, 기업이기에 기업에 걸맞은 다양성 정책을 도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취업 규칙 같은 문서들부터 채용 과정, 징계 사유 등에 많이 녹여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동성혼이 아직 한국에서 합법화되기 전일지라도 결혼과 관련된 사내 복지를 모든 구성원이 누릴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든다든가, 나이/성별/출신대학 등의 편견요소를 제외한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든가, 차별금지의 범위를 포괄적이고 명시적으로 정리하여 취업규칙상에 반영한다든가, 기성 기업들이 많이들 사용하는 단어 중 배제적인 단어에 대한 대체어를 고안한다든가 - 하는 것들이죠.
이를 참고할 수 있는 기업문서와 사내 규칙의 예시가 한국에 많이 없어 제작 속도를 내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더욱 멋지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 한국에서의 우수 사례로 참고하는 수준이 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 다양성 정책을 통해 사내 분위기에 바뀐 점이 있나요?
■ 우리 회사에 입사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원체 다양성에 대해 사적으로도 많이 고민하시는 분들이라 특별히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없습니다. 다만 평소 사무실에서도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하나에 대해서도 스스로 고민을 하고, 일상 속의 관습적인 표현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점점 성숙하게 자리 잡는 듯하여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브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2017년부터 후원해오고 있는데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후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그러네요, 올해로 벌써 서울퀴어문화축제와의 인연이 4년 차에 접어들었군요! 글쎄요, 대단한 이유는 사실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는 축제이고, 제가 직접 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손수 진행하시는 운영진/기획단 측에 대한 감사의 마음...? 그냥 제가 너무 퀴퍼를 좋아해서 그런 것 같은데요…하하
EVE의 2019년 서울퀴어문화축제 캠페인 지면광고(출처: 이브콘돔)
□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대표님의 애정이 느껴져서 정말 감사합니다. 축제와 얽힌 에피소드도 많으실 것 같아요!
■ 작년 퍼레이드 때 임직원 중 몇 분이랑 같이 퍼레이드에 참여했거든요. 정말 너무 좋았어요. 광화문 앞에 무지개 깃발이 나부끼고 다들 힘차게 행진을 하는 그 현장 속에 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뭔가 역사적인 순간에 있는 느낌이었달까요? 한국은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게 변하는 사회잖아요. 서울퀴어문화축제 하면 제가 기대하는 변화들이 뭔가 임박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너무 설레곤 해요.
■아, 그것도. 2018년도에는 EVE가 서울광장 내 부스에도 참가하던 중 일어나던 일이었어요. 보통 퀴퍼 도중 시청광장에서는 흡연을 못하니까 광장에서 좀 멀리 떨어진 흡연공간에서 다들 담배를 피우거든요? 근데 그 흡연 가능한 골목으로 들어가니까 무지갯빛으로 기깔나게 꾸민 우리 퀴퍼 참여자 분들도 있고, 십자가 들고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혐오 세력들도 다 함께 평화롭게 담배를 피는 거예요. 서로 막 라이터도 빌려주고ㅎㅎ
그렇게 반대를 하며 울부짖다가도 후미진 뒷골목에서 흡연할 때만큼은 공존할 수 있구나 싶었던 그 괴이한 경험도 기억나네요. 흡연으로 하나 되는 우리인가?
□ 서울퀴어문화축제 외에도 후원하는 곳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곳에 후원을 하고 계신가요?
■ 매년 전년도 매출의 1%를 평등이란 가치를 실현하는 곳에 기부하는 [1% for Equality]라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곳은 여성환경연대와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있고, 그 외에는 필요성/적절성/실효성 등을 토대로 내부적으로 결정하여 기부/후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꼭 1% for Equality의 연장선이 아니더라도 필요하다 여기는 후원/기부는 즉흥적으로 기획하여 진행하기도 해요. 올해 같은 경우에는 경북지역에 코로나가 한창 심화하고 있을 때, 여성 의료진의 월경 용품이 구제 용품에 추가되어 있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이브컵(생리컵)을 3,000개 정도 기부했었어요. 방호복을 종일 입고 있는 것도 힘든데, 교체형 월경 용품을 쓰면 자주 갈 수 없어 엄청 불편하고 찝찝하다고 하더라구요. 생리컵은 아무래도 체내에 삽입하는 제품이고 최대 12시간까지 착용할 수 있어서 최전방에서 큰일하는 분들 월경으로 인한 제약과 불편만은 덜어드리고 싶어서 기부했었죠.
N번방에 대해 보도되었을 때 그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제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단체에 1,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고요.
2020년 경북지역 여성 의료진에게 생리컵(EVE컵) 3,000개 후원(출처: 이브콘돔)
□ 앞으로 이브가 어떤 브랜드로 성장하길 원하시나요?
■ 성적 권리에 대해 가장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그 권리의 실현을 비즈니스의 형태로 똑똑하게 잘 풀어나가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무엇보다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한국의 성소수자 여러분께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 나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그냥 먹고 살기도 힘드니까요. 그러다 보면 지치기도 하거든요.
근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변화는 필연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까, 지구력이 엄청 중요한 것 같아요. 맛있는 거 자주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너무 드물지 않게 만나 좋은 시간 보내고,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에 관심을 두고 - 내가 지치지 않도록 나를 더 많이 돌보시기를 바라요 :)
이브는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협찬도 진행했는데요. 9월 21일부터,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굿즈샵 무지개점에서 굿즈를 구매하신 분들께 "이브콘돔 울트라씬 3p"와 이브에서 한국의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출시하는 "핑거돔의 30% 할인 사전주문 안내가 담긴 플라이어"를 함께 보내드립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굿즈샵 무지개점 가기: https://shop.sqcf.org/
이브콘돔 울트라씬 3p(출처: 이브콘돔)
EVE 핑거돔의 30% 할인 사전주문 안내가 담긴 플라이어(출처: 이브콘돔)
이브(EVE, 이브콘돔)는 2017년부터 매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후원하고 있고, 올해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브의 대표이신 박진아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브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특히 어떤 가치에 중점을 두고 기업으로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 안녕하세요, 박진아 대표님. 먼저 이브 및 대표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생식기에 닿는 모든 것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 EVE의 대표, 박진아입니다 :) 이브콘돔으로 많이들 알고 계실 듯하네요!! ㅎㅎ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 EVE 대표이사 박진아님(사진: 강희주)
□ 웹사이트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을 표현하셨는데요. 어떤 배경에서 이러한 기획을 진행하게 되셨나요?
■ EVE의 미션은 "모든 사람의 성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입니다. 브랜드나 상품을 표현하면서 특정 인물을 사용하는 것이 배제적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여 최근까지 인물의 등장을 최소화했지만, 제품과 자연물로 구성된 이미지만으로는 EVE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충분히 표현해내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EVE의 제품을 사용하고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다양성을 더 명시적/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EVE에 어울리는 포토그라피(photography)지 않을까?'- 하는 발상의 전환을 2020년 초에 결정하였고 그에 따라 웹사이트에서 보는 것과 같이 더욱 다양한 몸과 사람과 사랑을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아주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아마 한국에서는 최초로 동성 커플을 모델로 기용한 콘돔 브랜드일걸요?!
다양성을 주제로 한 EVE의 브랜드 포토그라피(출처: 이브콘돔)
□ 이브는 (특히) 한국에서 아주 드물고 선구적인 브랜드인 듯합니다. 이브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 "콘돔을 왜 성인용품으로 취급하지?"라는 질문을 토대로 10대 섹슈얼리티에 대해 많은 발화와 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던 것이 사업의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이 업계에 몸을 담아보니, 성에 있어 주체적인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사람이 청소년 외에도 정말 많다는 걸 체감하게 되었어요. 나이, 성별, 성적 지향, 장애 유무 등에 제한되지 않는 모두의 성적 권리에 대해 그때부터 많이 고민했던 것 같고, 그 고민의 연장선과 결과물로 현재의 EVE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2017년 전국에 설치된 EVE의 청소년 콘돔 자판기(출처: 이브콘돔)
□ 그래서인지 이브가 "다양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데요. 기업으로서 다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다양성은 위대함이 탄생하기 위한 필수 조건 같아요. 다양한 생각이 모여 익숙한 무언가와는 다른 새로움을 완성할 수 있으니까요. 더 개인적으로 얘기해보자면 '왜 안돼?'에 가까운 것 같아요. 대단한 이유가 있어야만 다양성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대단하게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다양성 정책은 의무이자 회사의 비전과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진행해야 마땅하지 않나 싶습니다.
□ 현재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고 계신 다양성 정책이 있나요?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사실 아직 대단한 결과를 낸 것은 없지만, 기업이기에 기업에 걸맞은 다양성 정책을 도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취업 규칙 같은 문서들부터 채용 과정, 징계 사유 등에 많이 녹여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동성혼이 아직 한국에서 합법화되기 전일지라도 결혼과 관련된 사내 복지를 모든 구성원이 누릴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든다든가, 나이/성별/출신대학 등의 편견요소를 제외한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든가, 차별금지의 범위를 포괄적이고 명시적으로 정리하여 취업규칙상에 반영한다든가, 기성 기업들이 많이들 사용하는 단어 중 배제적인 단어에 대한 대체어를 고안한다든가 - 하는 것들이죠.
이를 참고할 수 있는 기업문서와 사내 규칙의 예시가 한국에 많이 없어 제작 속도를 내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더욱 멋지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 한국에서의 우수 사례로 참고하는 수준이 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 다양성 정책을 통해 사내 분위기에 바뀐 점이 있나요?
■ 우리 회사에 입사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원체 다양성에 대해 사적으로도 많이 고민하시는 분들이라 특별히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없습니다. 다만 평소 사무실에서도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하나에 대해서도 스스로 고민을 하고, 일상 속의 관습적인 표현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점점 성숙하게 자리 잡는 듯하여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브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2017년부터 후원해오고 있는데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후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그러네요, 올해로 벌써 서울퀴어문화축제와의 인연이 4년 차에 접어들었군요! 글쎄요, 대단한 이유는 사실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는 축제이고, 제가 직접 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손수 진행하시는 운영진/기획단 측에 대한 감사의 마음...? 그냥 제가 너무 퀴퍼를 좋아해서 그런 것 같은데요…하하
EVE의 2019년 서울퀴어문화축제 캠페인 지면광고(출처: 이브콘돔)
□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대표님의 애정이 느껴져서 정말 감사합니다. 축제와 얽힌 에피소드도 많으실 것 같아요!
■ 작년 퍼레이드 때 임직원 중 몇 분이랑 같이 퍼레이드에 참여했거든요. 정말 너무 좋았어요. 광화문 앞에 무지개 깃발이 나부끼고 다들 힘차게 행진을 하는 그 현장 속에 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뭔가 역사적인 순간에 있는 느낌이었달까요? 한국은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게 변하는 사회잖아요. 서울퀴어문화축제 하면 제가 기대하는 변화들이 뭔가 임박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너무 설레곤 해요.
■아, 그것도. 2018년도에는 EVE가 서울광장 내 부스에도 참가하던 중 일어나던 일이었어요. 보통 퀴퍼 도중 시청광장에서는 흡연을 못하니까 광장에서 좀 멀리 떨어진 흡연공간에서 다들 담배를 피우거든요? 근데 그 흡연 가능한 골목으로 들어가니까 무지갯빛으로 기깔나게 꾸민 우리 퀴퍼 참여자 분들도 있고, 십자가 들고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혐오 세력들도 다 함께 평화롭게 담배를 피는 거예요. 서로 막 라이터도 빌려주고ㅎㅎ
그렇게 반대를 하며 울부짖다가도 후미진 뒷골목에서 흡연할 때만큼은 공존할 수 있구나 싶었던 그 괴이한 경험도 기억나네요. 흡연으로 하나 되는 우리인가?
□ 서울퀴어문화축제 외에도 후원하는 곳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곳에 후원을 하고 계신가요?
■ 매년 전년도 매출의 1%를 평등이란 가치를 실현하는 곳에 기부하는 [1% for Equality]라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곳은 여성환경연대와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있고, 그 외에는 필요성/적절성/실효성 등을 토대로 내부적으로 결정하여 기부/후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꼭 1% for Equality의 연장선이 아니더라도 필요하다 여기는 후원/기부는 즉흥적으로 기획하여 진행하기도 해요. 올해 같은 경우에는 경북지역에 코로나가 한창 심화하고 있을 때, 여성 의료진의 월경 용품이 구제 용품에 추가되어 있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이브컵(생리컵)을 3,000개 정도 기부했었어요. 방호복을 종일 입고 있는 것도 힘든데, 교체형 월경 용품을 쓰면 자주 갈 수 없어 엄청 불편하고 찝찝하다고 하더라구요. 생리컵은 아무래도 체내에 삽입하는 제품이고 최대 12시간까지 착용할 수 있어서 최전방에서 큰일하는 분들 월경으로 인한 제약과 불편만은 덜어드리고 싶어서 기부했었죠.
N번방에 대해 보도되었을 때 그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제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단체에 1,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고요.
2020년 경북지역 여성 의료진에게 생리컵(EVE컵) 3,000개 후원(출처: 이브콘돔)
□ 앞으로 이브가 어떤 브랜드로 성장하길 원하시나요?
■ 성적 권리에 대해 가장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그 권리의 실현을 비즈니스의 형태로 똑똑하게 잘 풀어나가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무엇보다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한국의 성소수자 여러분께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 나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그냥 먹고 살기도 힘드니까요. 그러다 보면 지치기도 하거든요.
근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변화는 필연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까, 지구력이 엄청 중요한 것 같아요. 맛있는 거 자주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너무 드물지 않게 만나 좋은 시간 보내고,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에 관심을 두고 - 내가 지치지 않도록 나를 더 많이 돌보시기를 바라요 :)
이브는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협찬도 진행했는데요. 9월 21일부터,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굿즈샵 무지개점에서 굿즈를 구매하신 분들께 "이브콘돔 울트라씬 3p"와 이브에서 한국의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출시하는 "핑거돔의 30% 할인 사전주문 안내가 담긴 플라이어"를 함께 보내드립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굿즈샵 무지개점 가기: https://shop.sqcf.org/
이브콘돔 울트라씬 3p(출처: 이브콘돔)
EVE 핑거돔의 30% 할인 사전주문 안내가 담긴 플라이어(출처: 이브콘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