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제1회 대전퀴어문화축제 출장 후기

2024-07-15

지난 7월 6일, 대전퀴어문화죽제에 기획단원분들과 함께 부스, 발언, 행진으로 참여했습니다.

내 삶의 몇 년을 보내왔고, 몇 년을 앞으로도 보낼 도시 대전, 고향도 집도 아니지만 "내 도시"라는 쓸데없는 소유감을 가지는 시기. 나의 도시에 드디어 퀴어문화축제가 생긴다니, 안 갈 거란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기도 했습니다.

이른 아침으로 알람을 맞춰두고, 두 시간이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오전부터 걱정될 정도로 숨 막히는 더위와 습기, 그럼에도 조끼까지 껴입고 바쁘게 축제 준비를 하는 조직위원과 자원봉사자분들에서 지난달 저희의 모습이 비쳐 보였다고 하면 다소 치사할까요. 비교적 시원했던 올해의 서울퀴어문화축제와는 또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대전역 앞에 나열된 부스들을 돌아다니며 첫 회인 게 무색할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매년 여기서 항상 모여왔듯,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지역의 크고 작은 단체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어요. 행진하면서도 거리에서 어리둥절 보다가 응원해 주는 사람들, 경로의 건물들에 걸려있는 프라이드 플래그들도 있었습니다.

혐오세력은 다들 늦잠을 잤는지, 도시를 잘못 찾아갔는지 축제 전반 동안 얼굴을 비추지 않았습니다. 행진을 시작할 때서야 앞을 가로막을까 하나둘씩 나타나더니, 별 효력 없이 사라지더라고요. 오히려 올해의 혐오세력상은 부스 담장 옆 목청 큰 닭에게 주고 싶습니다. 아침부터 정말 난리였어요.

익숙한 거리들이 무지개색으로 칠해지는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내년에도 꼭 찾아가겠습니다!

■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Seoul Queer Culture Festival Organizing Committ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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